[항저우 수출상담회 특집 3] 중국 문화를 외면한 한국쌀가공식품협회의 어색한 의전
중국에서는 멀리 온 손님에 대한 접대가 성대하다
구매자가 찾아왔지만 이를 좌시하여 결국 더 큰 구매성사 놓친 협회
신동아방송 = 정윤성 기자
중국에는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면 기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멀리서 온 손님을 정성껏 맞이하는 것이 예의라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쌀가공식품협회(회장 박병찬, 이하 '협회')는 지난 10월 30~31일 항저우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서 현지 VIP 방문객들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아 큰 실망을 안겼다.
VIP 손님을 외면한 협회의 의전 실수
중국 염성시의 식품 서기인 당밍(江苏盐城滨海食品园区 书记 唐明) 일행은 약 3주 전 협회에 이번 상담회 방문을 통보하며 구매 의사를 밝힌 실구매자 11명을 VIP로 초청했다. 이들은 사전 초청장을 통해 정식 방문 의사를 알리고,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현장을 찾았다. 그러나 협회는 이들을 제대로 맞이하기는커녕, 예정된 손님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했다.
이들의 방문이 협회에 미리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VIP 방문객을 외면하고, 상담회 현장에서 방관하는 기이한 태도를 보였다. VIP 일행이 여러 한국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구체적인 구매 의사를 나타냈지만, 협회는 이들을 방치한 채 공동 주관사인 샹베이그룹 통역에게만 모든 설명과 안내를 맡겼다. VIP는 협회의 무성의한 태도에 불쾌감을 표했지만, 협회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구매 의사에도 불구하고 방관한 협회, 망가진 행사 분위기
VIP 손님들은 전시장을 돌며 관심 있는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구매 의사를 밝혔고, 일부 부스로 안내를 요청했지만 협회는 무성의하게 대처했다. "통역과 이야기하라"는 대답 외에는 VIP에 대한 특별한 안내나 응대가 없었다. 협회의 이러한 태도는 "멀리 온 친구를 성대하게 맞이하라"는 중국의 문화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었다.
결국 VIP 일행은 상담회가 끝난 후에도 협회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의 이런 소홀한 태도는 한국 제품의 품격과 신뢰도를 크게 실추시키며, 이번 수출상담회가 단지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회원사들의 불만, 공로는 협회가 차지하고 부담은 회원사들이 떠안아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상담회에서 체결된 계약 16건 중 7건이 염성시 VIP 일행과의 계약이었으며, 이 계약이 전체 체결액의 약 43%에 해당하는 65만 달러 규모에 달했다. 그럼에도 모든 공로는 협회가 차지했고, 부끄러움과 비난의 목소리는 회원사들에게 돌아갔다. 협회의 어색하고 부적절한 의전이 협회 회원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으며, 중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의전 태도가 어떻게 해외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낸 사례가 되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이번 일을 통해, 단순한 행사 개최 이상의 역할을 맡아야 함을 인지하고, 해외 시장에 대한 세심한 이해와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