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쌀가공식품협회(회장 박병찬, 이하 ‘협회’)가 항저우에서 개최한 수출상담회가 허술한 준비와 부실한 계획으로 인해 참가 업체들의 불만을 샀다. 협회는 본 행사를 통해 한국 쌀 가공식품의 중국 진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막상 현장에서 드러난 미흡한 준비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화려한 홍보 속 숨겨진 허술한 준비
협회는 행사 전 사전 설명회를 통해 CCTV와 절강성 상무국 바이어들의 참석을 발표하며 한국 업체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약 220명의 인원이 참여할 정도로 협회는 회원사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정작 설명회 내용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협회는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개요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지만, 실제 비즈니스 미팅과 계약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지원책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들은 내용은 단순한 홍보성 정보에 그쳤다. 우리가 필요로 했던 것은 구체적인 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미흡한 준비는 현지 상담회에서 드러날 문제들을 예견하게 했다.
지나치게 희망적인 전망, 빈약한 준비로 이어지다
협회는 수출 상담회에서 막연히 '계약 체결'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전망만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 준비된 계획은 부실했다. 상담 과정에서 중국 바이어들과의 소통 방안,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실질적 전략 등 구체적인 지원은 부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많은 회원사들은 협회의 지나친 희망적 전망이 오히려 참가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안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상담회를 통해 회원사들은 협회의 체계적인 계획과 현실적인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협회는 단순히 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심쩍은 중국 바이어의 기이한 행동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발생했다. 수출 상담회에 참석한 다수의 중국 바이어들은 상담 중 명함 교환을 거부하거나, 명함을 주지 않은 채 상담을 진행해 한국 업체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에 대해 바이어들은 “협회에서 회원사와 상담할 때 명함을 주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한국 업체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었으며, 일부 회원사들은 협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이러한 바이어들의 행동은 협회와 중국 주최사인 샹베이그룹 간에 이미 논의된 사항이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바이어들의 행동은 협회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상담회 기간 내내 이 '자칭 바이어'들은 기이한 태도를 보이며 상담에 임했으며, 현장은 점점 실질적인 성과 없이 무의미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성과'라고 발표된 의향서, 빈약한 실적에 불과
상담회 종료 후 협회는 16개 회원사와 37억 원 규모의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이번 상담회의 성과를 부각했으나, 실상은 달랐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의향서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 실적을 과장한 발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220명의 참여자와 150개 업체가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폐막식에서 의향서 체결에 겨우 15분을 할애한 것은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회원사들은 이번 상담회를 통해 협회의 허술한 준비 태도와 실질적인 지원 부족을 확인하며, 협회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협회는 단순한 행사 홍보를 넘어, 앞으로는 회원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체계적인 준비와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