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 검찰청 폐지 앞둔 전환기, 경찰 수사의 ‘권한’보다 ‘책임’이 먼저다

일선 수사 현장의 불신은 제도개편 때문만이 아니다…고소 접수·CCTV 안내·불송치 판단까지 수사 품질 통제 필요

2026년 5월 23일|신동아방송 경인TV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 수사의 책임성과 내부 기강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는 5월 22일 경찰서장급인 총경 비위, 직무태만, 공공기관 차량 2부제 회피 논란, 일부 경찰서 수사·형사 라인 교체, 음주운전 비위 등을 보도하며 경찰 조직의 신뢰 저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경찰청이 국민권익위원회의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은 사실도 함께 언급됐다.
이번 문제는 단순히 “검찰청 폐지를 앞둔 일시적 기강 해이”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은 2026년 10월 2일 시행을 앞둔 형사사법체계의 중대한 구조 변화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의 전문성, 공정성, 기록화, 내부 통제 장치가 국민 기본권 보호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는 최근 한 특례시 소재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를 둘러싼 민원 사례도 취재하고 있다. 민원인 측은 고소 사건 상담 과정에서 담당자가 “이런 것은 사건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고소취하를 유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해당 지역 파출소에서는 CCTV 영상 제공 범위와 제공 절차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안내하지 않아 영상 제공자와 수령자 사이에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본지는 위 사례에 대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특정 경찰관 또는 특정 경찰서의 위법·비위를 단정하는 취지는 아니다.
법적으로 고소·고발은 국민이 범죄 피해 또는 범죄 의심 사실에 대해 국가기관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형사소송법은 고소 또는 고발을 서면 또는 구술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찰수사규칙도 고소·고발은 관할 여부를 불문하고 접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수리 의무를 두고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사건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이를 설명하고 보완 진술이나 자료 제출을 안내해야지, 고소인의 의사에 반해 취하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 있는 대응은 피해야 한다.
CCTV 영상 역시 마찬가지다. CCTV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영상정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수사 목적 제공·열람·제3자 제공 여부는 법적 근거, 제공 목적, 시간대, 범위, 제3자 식별 가능성, 모자이크 등 보호조치가 명확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 가이드라인도 CCTV 영상의 제3자 제공은 법률상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는 취지로 안내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은 대부분 거창한 제도 논쟁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내 고소장을 제대로 읽었는가”, “CCTV를 왜 받을 수 없거나 왜 제공해야 하는지 설명했는가”, “불송치 결정의 이유가 증거와 법리에 근거했는가”, “담당자의 말이 사건을 줄이기 위한 편의적 대응은 아니었는가”라는 일선의 작은 절차에서 시작된다.
물론 대다수 경찰관은 과중한 업무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건에서 나타나는 법률 이해 부족, 설명 책임 회피, 기록 없는 구두 안내, 민원인에 대한 방어적 태도, 수사 판단의 불투명성은 경찰 전체의 신뢰를 훼손한다. 경찰관직무집행법상 경찰의 직무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수사에 있다. 대법원도 구체적 사정에서 경찰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면 직무상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제 경찰청은 수사권 확대에 맞춰 내부 자정 시스템을 실질화해야 한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미 수사 책임성·공정성 확보, 수사체계 전문성 향상, 인력·예산 확충, 민생범죄 대응체계 구축을 포함한 수사역량 강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로드맵의 존재가 아니라 현장 적용이다.
경찰 수사의 유능함은 계급이나 권한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건을 정확히 읽고, 증거를 관찰하며, 모르면 묻고, 법령을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태도에서 나온다. 국민이 요구하는 경찰은 “강한 경찰”이기 전에 “설명 가능한 경찰”, “기록으로 책임지는 경찰”,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경찰”이다.
형사사법체계 전환기는 경찰에게 기회이자 시험대다. 검찰청 폐지 이후 수사 구조가 바뀌더라도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약화돼서는 안 된다. 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의 고소 접수, 민원 응대, CCTV 안내, 불송치 결정, 수사관 기피·수사심의 절차 안내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그 결과와 개선 방안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경찰 권한이 커질수록 내부 통제와 외부 감시도 함께 커져야 한다. 그것이 경찰을 공격하는 일이 아니라, 경찰 수사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사법 리스크 검수 문구
본 보도자료는 연합뉴스 보도, 국가법령정보센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공개자료, 경찰청·국가수사본부 관련 공개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공익적 비평입니다. 특정 경찰관 또는 특정 경찰서의 위법행위를 단정하지 않으며, 개별 민원 사례는 현재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서 “민원인 주장” 및 “취재 중인 사례”로 한정해 표현했습니다.
주요 출처
연합뉴스, 「검찰 폐지 앞두고 경찰 ‘기강 흔들’…일선 서장까지 잇따라 도마에」, 2026.5.22.
연합뉴스, 「공소청·중수청법 국무회의 통과…10월 2일 검찰청 폐지 후 신설」, 2026.3.24.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제237조 및 경찰수사규칙 관련 조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 가이드라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역량 강화 종합 로드맵 관련 공개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