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대책 발표, 고객 보호는 ‘사후처방’?
- 전국 T월드 매장 신규 가입 중단, 유심 교체에 전면 집중
- 자동 가입·해외 서비스 확대에도 보상 방안은 미지수
- 데일리 브리핑 도입…신뢰 회복 위한 투명 경영 강조
SKT, 유심 사고 사태에 늑장 대응 논란…신규 가입 중단 및 보호 조치 발표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뒤늦게 전국적인 대응 조치에 착수했다.
2일 서울 을지로 SKT 본사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유영상 대표이사는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유심 대책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사건 발생 이후 조치가 지연되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업무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 핵심이다. 이는 유심 재고 확보가 늦어지면서 실제 유심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제때 교체하지 못하는 사태가 잇따르자, 신규 고객 모집을 일시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조치는 5일부터 시행되며, 영업 손실은 SKT가 직접 보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SKT는 디지털 취약 계층을 포함한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불법 복제된 유심의 사용을 원천 차단하며, 별도 유심 교체 없이도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 5월 14일까지 총 850만 명의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하루 최대 120만 명씩 순차 자동 가입 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 및 장애인을 우선 가입 대상으로 설정했다. 다만, 이 조치는 SKT 고객에 한해 적용되며, 알뜰폰(MVNO) 가입자는 아직 논의 중에 있다.
세 번째로 SKT는 총 1천만 장 규모의 유심을 5~6월 중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핫라인 체계를 구축하고, 제조사와 긴급 생산 및 유통 협의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당 수요 예측과 재고 확보는 사고 이전부터 가능했음에도, 사후 대응에 치우친 조치라는 점에서 책임 회피성 대응”이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해외 출국 고객을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인천공항 및 김포공항의 로밍센터 좌석 수를 2배, 처리 용량은 3배로 확대했으며, 면세 구역에도 신규 좌석 11개를 추가 배치했다. 본사 직원 100여 명도 현장 유심 교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다.
가장 늦은 대응으로는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심보호서비스 2.0’**이 14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가입자는 자동 전환되며, 미가입자는 온라인이나 고객센터를 통해 가입 가능하다.
SKT는 일일 고객보호 브리핑 시스템도 도입해, 유심 교체 현황, 서비스 가입자 수, 로밍센터 처리 건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브리핑이 아닌 사전 대응이 우선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영상 대표는 이날 “고객에게 불편과 불안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객 보호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한 고객들에 대한 보상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