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혜인 의원, 최근 7년간 화재안전조사 현황 분석… 조사 실시율 2019년 22.1%→2023년 5.8%로 급감, 코로나19 확산 이유로 5% 실시율 보인 후 5년째 정체
― 7년간 조사대상 꾸준히 늘었는데 점검 수는 34.8만→9.3만, 불량 수 16.7만→1.7만으로 점검 수 대비 4배 줄어… 위험 요소 찾아 화재 예방하는 조사 기능 대폭 축소
― 2023년 화재안전조사 실시율 전북 20.4%‧서울 2.0%, 불량률 울산 37.3%‧광주 5.3%… 청라‧화성‧부천 등 대형 화재 있던 인천‧경기남부 조사 실시율은 2.8%‧3.4%에 그쳐
― 용혜인 의원, “대형 화재 참사 늘어나는데 화재안전조사는 소극적 운용… 화재안전조사 실시 코로나 이전 원상 회복, 지역별 조사 편차 줄일 대안 마련 필요”
― 용혜인 의원, “인력‧재정 부족으로 일선 소방 화재안전조사 확대 꺼려… 국가직 전환 후속조치 차원에서 화재 예방 투입 현장 인력 지원‧확대 계획 수립 필요”
화재예방 제도의 핵심인 화재안전조사가 코로나19 이후 급감해 최근 4년 동안 전체 조사 대상의 5%대로 축소 실시되고 있는 실정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은 끝났지 오래인데 소방청 차원의 조사 확대 계획은 여전히 뒷전이다.
화성 전지공장 화재‧부천 호텔 화재‧청라 아파트 화재 등 올해 대형 화재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 소방청의 화재 예방 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안전조사는 소방청, 소방본부, 소방서가 소방대상물과 그 관계지역 또는 관계인에 대하여 소방시설이 소방법령에 따라 적합하게 설치‧관리되고 있는지 화재위험은 없는지 확인하는 행정조사를 말한다.
화재안전조사는 민간이 직접 실시하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를 보완하고, 화재 위험이 큰 곳을 선제적으로 조사하거나 소방의 화재예방강화지구‧화재예방안전진단 등 화재예방 조치를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화재안전조사 시 관할 소방서가 소방대상물을 사전에 조사해 유사 시 장애요인을 미리 파악하는 소방활동 자료조사도 병행하게 되어 있다. 화재예방 제도의 중추인 셈이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7년간 화재안전조사 실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화재안전조사 실시율은 2019년까지 14.2%→22.1%로 높아져왔다가 2020년 4.2%로 떨어진 후 2021년 3.9%→2022년 5.6%→2023년 5.8%→2024년 8월까지 5.1%로 최근 4분의 1로 급감한 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도 대비 2023년 화재안전조사는 전체 대상은 4만54개소로 증가(2.5%)했지만, 실제 점검은 –25만5019개소 감소(-73.2%)했다. 당연히 화재안전조사 결과로 행정조치가 이뤄져야 할 불량 대상물도 –15만558건 줄어들었다(-89.7%). 2020년 이후 불량 대상물은 1만 건대로 크게 줄었다. 그만큼 화재안전을 개선할 기회도 줄어든 셈이다.
동 기간 불량률은 크게 줄었지만 조사대상과 불량결과 모두 대폭 감소한 만큼, 조사 범위가 축소된 것이지 현황 자체가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2022년과 2023년 사이 조사율은 거의 같았지만(5.6%→5.8%), 불량률은 소폭 늘었다(15.0%→18.4%).
<최근 7년간 화재안전조사 실시 현황> | ||||||
단위: 개소 | ||||||
연도 | 조사대상 | 조사결과 | 현황 | |||
대상수(A) | 점검수(B) | 양호 | 불량(C) | 실시율(B/A) | 불량률(C/B) | |
2018 | 1,476,896 | 209,368 | 138,923 | 70,445 | 14.2% | 33.6% |
2019(D) | 1,579,584 | 348,381 | 180,623 | 167,758 | 22.1% | 48.2% |
2020 | 1,614,330 | 67,979 | 53,996 | 13,983 | 4.2% | 20.6% |
2021 | 1,386,823 | 53,625 | 43,061 | 10,844 | 3.9% | 20.2% |
2022 | 1,571,351 | 87,220 | 74,169 | 13,051 | 5.6% | 15.0% |
2023(E) | 1,619,638 | 93,362 | 76,162 | 17,200 | 5.8% | 18.4% |
2024.8. | 1,648,311 | 84,569 | 73,975 | 10,594 | 5.1% | 12.5% |
E-D | 40,054 | -255,019 | -104,461 | -150,558 | -16.3% | -29.7% |
출처: 소방청, 용혜인의원실 |
지역별 화재안전조사 실적도 큰 차이를 보였다. 2023년 화재안전조사 실시율은 전북(20.4%)‧서울(2.0%), 불량률은 울산(37.3%)‧광주(5.3%)로 지역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청라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은 2021년 전체 화재안전조사 대상 5만8721건 중 1.2%인 704건만 점검했다. 2023년에도 5만9762건 중 1,685건(2.8%)을 점검하는 데 그쳤다. 화성‧부천 등 경기남부는 전체 대상이 24만8094건으로 지역 중 가장 많았지만 8396건(3.4%)를 점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전북은 2021년 화재안전조사 실시율이 3.4%에 그쳤지만 2022년 20.5%, 2023년 20.4%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 회복세에 점검대상을 늘렸지만 동 기간 불량률은 14.1%→10.3%→9.9%로 오히려 줄었다.
소방대상물별로는 2023년 기준 아파트(6.7%)‧숙박시설(30.8%)‧공장(8.2%) 등 실시율을 보였다.
화재안전조사가 급감한 원인은 코로나19 여파로 풀이된다. 소방청은 2017년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망 29명‧부상 40명), 2018년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사망 47명‧부상 145명) 등 대형 화재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화재안전조사를 강화했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면 조사가 어려워지자 조사를 대거 유예‧취소했다.
문제는 작년 2023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와 7일 격리 의무 해제를 발표한 이후에도 화재안전조사 실적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이 법이 개정되면서 화재예방법이 분리되고 조사 체계도 더 정비됐음에도, 정작 화재안전조사 실시 자체에는 이렇다 할 개선을 이루진 못했다.
용혜인 의원은 ”대형 화재 참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화재안전조사는 소극적으로 운용되고 있어 정부의 화재 예방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여주기식 대책보다 화재 예방의 기초인 화재안전조사 실시부터 코로나 이전으로 원상 회복하고, 지역별 조사 편차를 메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부족한 인력‧재정과 지역별 편차에 따라 일선 소방관들이 화재안전조사 확대를 꺼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소방공무원 국가직 이후 4년째 미뤄지고 있는 후속조치 차원에서 화재 예방에 투입할 현장 인력을 지원‧확대하기 위한 지역별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